눈뜨고 코베인

살아가면서 누군가와 (얼굴이라도)알게 된다는 것이 참 다행라고 생각되는 경험이 종종있다.

혹시 그가 결코 내가 이룰수 없는 일을 이루어가는 사람이라면 괜시리 대리만족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.

나 역시 그런 사람이 몇명 있다.
하늘의 도움인지 몰라도 내 주변에는 참으로 재주 있는 사람들이 많다.
하고 싶은 일은 많지만 그것들을 모두 해낼 재주가 없는 나로서는
주변에 그런 재주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면 괜시리 뿌듯해지곤 한다.




이분은 좀 다른 의미로 뿌듯하긴 하다만....





여기 한 밴드가 있다.
얼마전 발매한 1집 'pop to the people' 덕분에 이젠 제법 인지도도 높아진 밴드.
붕가붕가 레코드 일 때문에 몇번 마주친 적도 있는 밴드.
눈뜨고 코베인이다.

2002년 학내밴드 때부터 공연도 여러번 봤고.
음악이 완성되어가는 과정도 나름 지켜볼 수 있는 행운도 있었다.

부끄러워 팬이라고 한번도 밝힌적은 없지만
(난 사실 깜악귀씨를 무서워한다.)
이 밴드의 행보를 자세히 지켜볼 수 있음을 정말 다행으로 생각한다.
클럽에서 연주하던 시절부터 비틀즈를 지켜보던 사람들도 틀림없이 나와같은 마음이었을거다.
(눈코를 비틀즈와 동급으로 비교하는 건 아니고. 멋진 밴드를 곁에서 지켜보며 잘되길 바라는 마음이 같을 것이라는 뜻이다.)

나는 음악에 관한 전문지식이 거의 없는지라
이들의 음악성에 대해 왈가왈부하진 못하겠다.

다만.
인류라면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음악의 본질적인 아름다움 같은건 믿지 않는 나는
최소한 음악이 누군가를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들썩거리게도 만들 수 있다면
그게 좋은 음악이라고 믿고 있다.
그래서 내가 좋은 음악이 세상에서 제일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.

눈코의 음악은
곧게뻗은 곡선이다.
그냥 그렇게 느껴진다.
들으면 들을 수록 알 듯 하면서도 알 수 없고 점점 더 알 수 없어져서 자꾸만 듣게 만든다 그러면 좀 알 것 같다가도 또 아무것도 모르게 되어버린다.
설명이 안되는 문제를 어려운 말로 설명하려하기 보다는
아무런 포장 없이 그냥 솔직하게 내질러 버린다.

오해야 설명하든 설명하지 않든 언제나 생기는 거다.
이 음악들은 들을 때 마다 내 기분에 따라 가사와 소리가 새롭게 오해된다.
아마도 나는 이 음악들이 어떤 생각으로 만들어졌는지 평생 가도 이해하지 못할 거다.
근데 그 오해들에서 매번 새로운 것을 느낀다.
말로 설명은 안되니까 그냥 그만둘란다.

한가지 확실한 건
마치 광대 혹은 블랙코미디같은 중의적인 느낌의 이 음악들은 나를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들썩거리게도 만든다는 것이다.
좋은 음악이다. (최소한 나에게는 최고다.)



처음엔 그저 재미있는 음악을 하는구나 라고만 여겼지만
언뜻 의미를 알 수 없지만 가슴속에 남아 오래도록 진동하는 가사와
마치 오래된 트랜지스터 라디오에서 들어본 듯한 정감있는 사운드는
요 근래 내 귀에 박혀 도무지 떨어지지가 않는다.


누군가는 이들의 음악을 듣고 '이런 노래라면 나도 1000곡은 만들 수 있겠다' 라고 했다지만
 
난 그 말을 한 사람에게 제발 1000곡만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.

너무 쉽게 이해되는 뻔한 이야기만 난무하고 또 그런 음악들만 팔려나가는 우리나라 음악판에서
쉬우면서도 어렵게 혹은 어려운듯 직설적으로 바로 나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들의 음악은 너무나도 달콤하다.
이런 억지로 세련되려 하지 않는 음악이 졸~~~~라~~~~ 많아졌으면 좋겠다.


우리 붕가붕가레코드도 이런 음악을 많이 찍어냈으면 좋겠다.
1000곡 정도......
생각해보니 우리에겐 청년실업이 있구나.
멤버가 많이 겹쳐서 그런진 몰라도 청년실업도 좋아~~~~~

by bigmann | 2006/02/20 02:54 | 위대한업적 | 트랙백 | 덧글(7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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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Run192Km at 2006/02/20 08:45
정감있는 사운드라..
저도 들어보고 싶네요..
Commented by bigmann at 2006/02/20 12:54
향뮤직이나 퍼플레코드에 가면 살 수 있습니다.
www.nunco.net...
아... 이거 붕가붕가 레코드 홍보를 해야하는데....
눈코홍보할때가 아닌데....ㅋ
Commented by fongs at 2006/02/20 13:43
김태희랑 아는 사이야????
Commented by bigmann at 2006/02/20 15:30
다른 의미라고 했잖아.
그냥 같은 학교라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하다고.
Commented by fongs at 2006/02/21 10:50
재주는 없어도 이뻐서 뿌듯하단 소린줄 알았재이
Commented by galgoo at 2006/02/21 23:22
아아.. 바라보기만해도 입가에 미소가 한가드윽
Commented by moderna at 2007/07/08 18:28
아 눈코밴드 좋아하시네요 >ㅅ<
저도 깜악귀씨가 스누나우에 동방에서 녹음한 곡들 올릴 때부터 지켜봐왔어요.
그래서 눈코 노래 들으면 나름대로 훈훈한 느낌이랍니다^^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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